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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 올해의 샘플링 뮤직 1선

안녕하세요? 릴라입니다.

갑작스럽지만 여러분은 샘플링 뮤직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?

사실 그냥 샘플링 뮤직이라고 하면 범위가 너무 넓고, 그 중에서 제가 진짜로 좋아하고 또 이야기하고 싶은 분야는, 음, 서브컬쳐 샘플링을 차용한 베이스 뮤직이라고 해야 할까요. 하드코어 계열에서 서브컬쳐 샘플링을 썼을 때 불리는 너드코어라는 장르명과는 다르게, 이쪽은 제대로 정립된 간결한 용어가 없어서 소개하기 난감하네요. 아래 예시들을 살짝 들어보시면 참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.

사실 재작년 및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의 저는 사운드클라우드의 음악을 감상한 시간이 눈에 띄게 적었습니다. 원래 애니송을 원곡으로 잘 안 들었는데 올해는 학원 아이돌마스터 악곡들을 원곡으로 들어야 해서 유튜브 뮤직을 더 많이 썼네요.

그럼에도 불구하고, 올해 들어본 샘플링 뮤직들 중 특히 소개하고 싶은 하나가 있었기 때문에 가져왔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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샤브샤브카트 무한리ㅍWiiㄹ

2025년 5월 13일에 もどり鰹 님이 니코동에 게시한 샘플링 뮤직입니다. 애니메이션 〈이웃집 흡혈귀 씨〉의 극중극인 〈기분은 포르티시모♪♪〉를 소재로 사용했고, 마리오 카트 Wii 메인 테마의 Edit인〈Mario Kart Wii Dub〉를 원곡으로 합니다.

이 〈기분은 포르티시모♪♪〉라는 소재의 대사는 "집에 가는 길에 어디 들를까?", "좋네~", "그러면 나, 괜찮은 샤브샤브 무한리필집 알고 있어!", "하굣길에 들르는 수준을 넘어섰어..." 총 4개인데, 심지어 마지막은 시점이 바뀌고 효과음과 겹쳐 실질적으로는 앞의 세 대사만 소재로 사용됩니다. 말하자면 익히 아실 실전화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포지션의 소재입니다.

이 작품의 특별한 점은, 원래부터 소재량이 부족한 이 소재를 보편적인 소재 부족 소재처럼 다루지 않고 미니멀 음매드 형식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리듬감을 끌어내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.


미니멀 음매드란 일반적으로 피치 변경 없이 하나의 소재에서 1~2개의 구절만을 반복시켜 리듬감을 형성하거나 곡의 리듬감에 맞추어 가는 형식의 음매드를 말합니다. 그냥 대사나열 음매드나 랩조계 음매드와의 차이점을 잘 모르시겠다면, 다음 영상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피치 변경을 통한 음 조교가 있긴 한데 그걸 무시하고 대사만 보면 훌륭한 미니멀 음매드 작품입니다.

  • 소리MAD 대상에 투표할까도 꽤 진지하게 고민한 작품입니다

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, 小ブラシ 님이 音MAD Advent Calendar 2024의 일환으로 작성하신 미니멀 음매드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가 있으므로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: ミニマル音MADについて


아무튼 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보면서 든 생각은 이렇습니다. 아니 이거 음매드에서 들을 수 있는 그루브가 아닌데...?

애초에 원곡 자체가 매우 잘 만들어진 에딧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(사족이지만 이 Edit을 제작한 Marble 님은 제가 애니송리믹스에 입문한 2023년부터 쭉 좋아해온 아티스트기도 합니다), 이 작품은 그 위에 가능하리라고 생각도 못 해본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대사를 녹여내고 있습니다. 차라리 원곡자가 프로젝트를 열어서 보컬 샘플링을 추가하고 믹싱해서 다시 릴리즈한 물건이라고 하면 그 편이 더 믿기 쉬울 것 같습니다. 말하자면 저는 이 작품을, 에딧을 또 다시 에딧한 하나의 샘플링 뮤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.

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왔을까, 제작자인 もどり鰹 님의 다른 작품을 둘러보았습니다. 일단 작풍의 스펙트럼 자체가 넓은데, 대사나열 음매드를 만드실 때는 소재 가공을 최소화하시는 것 같고, 적어도 평소에도 클럽뮤직 풍의 믹싱을 하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. 그런데 이 분 뭐하는 괴물인가요? 어느 작품을 봐도 선곡 센스와 소재 선정 센스가 범상치 않고, 하나같이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수준의 대사나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 마이리스트를 보면 음매드를 매우 많이 챙겨보시는 것 같고, 뿐만 아니라 선곡 센스를 보아 평소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 또한 디깅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. 이렇게 종합적인 측면에서 벽을 느껴보는 건 또 간만인데요.


아무튼 실력차이라고만 하고 넘어갈 수는 없기에 나름대로 부가적인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, 아무래도 이 〈기분은 포르티시모♪♪〉라는 소재가 가지는 음성적 특징이 마침 원곡과 좋은 시너지를 내서 생긴 효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.

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. 〈이웃집 흡혈귀 씨〉 작중에서는 이 극중극이 등장하는 장면은 TV를 통해 재생되는 상황이기 때문에, 그에 맞게 저음역이 어느 정도 깎이는 형태의 음향 효과가 적용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. 이 작품 초반부에서도 이 특성을 들을 수 있고, 직접 원본 애니메이션을 찾아 들어보면 더 확실합니다.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면 흔히 생각하시는 라디오 효과의 약한 버전이 적용되어 있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. (원본을 직접 들어보니, 조금 놀라울 정도로 어택이 눈에 띄게 단단하게 믹싱되어 있기도 해서 발음이 굉장히 또박또박하게 들리기도 합니다)

이런 음향 효과가 마침 깔끔한 베이스 위주로 딥하게 진행되는 원곡의 빈 자리에 완벽하게 들어맞아서, 둘을 합쳤을 때 부딪히는 음역대가 없어 어느 한 쪽이 묻히는 일 없이 거의 상업 클럽뮤직 급의 믹싱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. 〈RENDERROR Offline〉 에서는 제 DJ타임에 이 작품으로 스타트를 끊기도 했는데요, 단순히 그루브 측면에서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어서뿐만이 아니라, 이 작품의 믹싱 상태를 기준으로 잡고 뒤로 나올 작품들의 이큐잉을 여기에 맞춰 가고 싶어서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. 그 정도로, 하나의 음악으로 취급해도 될 만큼 올해 가장 수준 높은 음원 중 하나였습니다.


주된 선정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끝난 것 같은데, 부가적인 이야기도 조금 더 해보고 마칠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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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랍 초반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마리오 카트 Wii의 글리치 숏컷 영상들입니다. 특히 위 두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, 출발선(정확히는 First Key Checkpoint) 부근에서 트랙을 건너뛰어 트랙 중간중간의 보이지 않는 키 체크포인트(들)을 모두 통과하지 않고도 랩 카운트를 올릴 수 있는 지름길들을 울트라 숏컷(Ultra Shortcut)이라고 합니다. 벽을 뚫는 지름길이더라도 키 체크포인트 배치로 인해 랩 카운트가 오르지 않거나 체크포인트의 스킵이 없는 경우는 울트라라고 부를 수 없기 때문에, 그쪽은 보통 글리치 숏컷이라고 부릅니다. 출시된 지 18년이 지났음에도 마리오 카트 Wii의 글리치 및 TAS 커뮤니티는 오늘날까지도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는데요. 아직도 잊을 만하면 새로운 영상이 나옵니다.

저는 왜 게임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? 제가 슈퍼 마리오 64 A 버튼 챌린지 다음으로 즐겨 보는 게임 영상이 마리오 카트 Wii의 TAS 및 글리치 스피드런 영상이라서 주접 떨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. 제작자 분도 즐겨보시니까 넣지 않았을까요? 저는 제작자분의 뜻을 따르고 있는 겁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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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로 마리오 카트 월드는 6월 5일 발매되었기 때문에, 그보다 전에 게시된 이 작품에서 쓴 마리오 카트 월드의 장면들은 모두 트레일러의 일부입니다. 그런데 여기는 트래킹을 왜 이렇게 열심히 했나요? 아니 그건 둘째치고 응원수술을 왜 머리에 갖다 붙였는지부터 수수께끼입니다. (사족으로 이걸 응원수술이라고 부른다는 건 방금 검색해보고 알았습니다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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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이런 타입의 영상을 정말 좋아하는 편인데, 이 장면은 특히 아바타들이 비교적 크게 보여서 그런지 괜히 더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.

샤브샤브카트 무한리ㅍWiiㄹ (샤브샤브카트 무한리퓔, Shabu-Cart: All-You-Can-Wii)은, 닌텐도가 2008년 4월 10일에 발매한 게임 소프트웨어. 가정용 게임기 전용 마리오 카트 시리즈 중 6번째 작품이다. 2007년 7월 12일 E3에 참가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본작의 개발과 정식 발표가 이루어졌다. 미국에서는 그해 4월 27일, 유럽에서는 4월 11에 발매.

이건 작품의 설명 란 문구입니다. 분명 마리오 카트 시리즈라는 언급이 있는데 왜 제목만 샤브샤브카트일까요.

이건 제작자 분의 다른 작품인데, 이것도 후보에 넣을지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. 올해 본 캐주얼한 음매드 중에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작품 중 하나입니다. 모난 부분이 아예 없지만 특히 21초 리드의 소재 선정과 테일 조절이 신급인데, 제가 보기에 이 분 음악을 원래 하셨거나 최소한 그렇게 여겨질 만한 음악적 감각이 있으신 듯합니다.


본 기사는 2025 올해의 1선 by 릴라 시리즈의 일부입니다.

마지막 기사인 2025 올해의 소리MAD 1선 말미에서 시리즈 전체를 갈무리합니다. 본 기사는 지금 읽고 계신 여러분께서 시리즈 전체를, 아니면 최소한 2025 올해의 소리MAD 1선을 필히 읽어주시리라는 것을 전제로 쓰였음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.